맹장염
우리 주변에 맹장염으로 수술을 받았다는 사람이 적어도 한두 명은 있다. 그 이유는 맹장염(appendicitis) 이란 상당히 흔한 질환으로서 일생에 발병할 수 있는 가능성이 약 7-10% 가량이나 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결국 10명중 한사람은 맹장수술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맹장염이 자주 발생하지만 일반적으로 맹장염이란 어떤 질환이며 어떤 방법으로 조치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편이다. 우리가 생활하면서 심한 복통이 올 때 꼭 점검해 볼 필요가 있는 맹장염의 원인과 치료에 대해서 알아보기로 한다.
맹장염은 젊은 10-20 대에 자주 발생한다. 그렇다고 해서 나이가 들면서 맹장염에 면역성이 생기는 것은 절대 아니다. 노소를 불구하고 모든 연령의 환자가 맹장염에 걸릴 수 있다. 때문에 수술을 받지 않은 경우에는 항상 맹장염에 걸릴 가망성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맹장염의 남녀 분포도는 1.5:1 로 남자에게 더 자주 발생하는 편이다.
다행스럽게도 맹장염의 발생률이 예전보다 점차 떨어지고 있는 추세이다. 그 예로 지난 30년전의 맹장염 발병률에 비교할때 현 발병률이 50% 미만으로 감소된 것으로 통계되고 있다. 이 감소 현상의 정확한 이유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일반적인 위생의 향상, 항생제 사용, 섬유섭취 감소와 깊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맹장은 오른쪽 하부 복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소장(小腸) 이 대장(大腸) 의 처음 부분과 연결 되는 곳에 돼지꼬리 처럼 달려 있다. 맹장은 관(管) 형으로 생겼으며 평균 길이는 8-10 cm정도이다. 맹장의 특별한 생리적인 기능은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맹장의 내강(內腔)이 대변, 점액, 머리카락 등의 물질로 폐색됐을 때 염증이 유발하며 맹장염이 발병하는 것이다.
충수염이라고도 불리는 맹장염의 조기증상은 뚜렷하지 않은 편이다. 대체적으로 배꼽부분의 가벼운 복통으로 시작한다. 독특한 증상이 없는 까닭으로 다른 질병으로 혼동되어 진단이나 수술이 지체되는 경우가 흔히 일어난다. 진단의 중요한 실마리는 시간이 지나면서 복통이 오른쪽 하복부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염증이 심해지면서 체성(體性) 신경을 자극시킬 때 통증감각이 이동하기 때문이다. 염증이 지속되면 통증의 심도도 강해진다. 시간이 흐르면 맹장이 곪아 버리고 발열, 오한, 구토, 식욕부진, 탈수증상 등의 징후가 나타난다. 맹장 제거수술이 연기되면 복막염 (peritonitis), 천공(perforation), 괴저 (gangrene) 등의 무서운 합병증도 일어날수 있다. 따라서 맹장염은 수술이 지체될 때 사망률이 급격히 높아지는 심각한 질환이다.
일단 맹장염이 의심될 때 신속한 신체 및 혈액검사가 필요하다. 내진 검사중 오른쪽 하복부의 복통 및 압통(壓痛) 이 진단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체온 및 백혈구 상승도 진단에 도움이 된다. 이러한 상황이 발견되면 대부분의 경우 더 이상의 검사 없이 맹장염의 진단이 내려진다. 그러나 고령자나 면역반응이 감소된 경우에는 신체적인 반응이 저하돼서 이런 현상이 나타나지 않아 진단이 어려워 질 수도 있다. 또한 여성 환자에게는 난소염등의 산부인과 질환과 증상을 식별하기가 힘든 경우가 자주 일어난다. 이렇게 확실한 진단이 어렵거나 지체되는 경우에는 초음파 및 단층촬영 검사로 진단을 확인하게 된다.
맹장염의 진단이 확정되면 맹장수술이 불가피 해진다. 신속한 수술로 복막염이나 천공현상 같은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맹장수술은 과정이 비교적 간단하고 후유증이 없어서 회복이 빠른 편이다. 근래에 들어와 복강경 맹장수술방법이 개발되어 수술과정이 더욱 수월해질 전망이다. 맹장염 치료에 중요한 것은 다른 신체기관과는 달리 맹장은 생활하는데 필요가 없기 때문에 문제를 일으킬 때 남겨둘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맹장염을 예방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현재는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일단 맹장염이 의심되면 빠른 시일 내에 주치의를 찾아 발병여부를 확인하고 치료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