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식생활
올해는 좀더 건강하게 살아 보겠다고 다짐하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건강하게 사는 방법도 여러 가지다. 누구나 다 알고 있듯이 흡연자는 담배를 끊어야 하고 과음자는 술을 줄이는 것이 건강한 새해를 시작하는 첫 조치라 하겠다. 더불어 정기적인 운동으로 체력을 증가시키는 것도 건강에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소홀히 다루어지고 있는 식생활의 개선에 대해서도 건강한 신년을 위해 한번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지난 50년전만해도 우리에게 영양관리상 중요한 문제가 되었던 것은 어떻게 영양실조를 예방하느냐는 것이었다. 그것은 8.15, 6.25 등 여러 난국 속에 한국인으로서 제대로 먹고 생활하는 것이 그만큼 힘들었던 까닭이다. 그러나 '97년 경제파동에도 불구하고 요즈음 한국사람 사이에서는 예전의 영양부족에 대한 우려는 사실상 큰 문제가 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한인들도 과식에 따른 건강의 문제가 점차 고민거리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 현 실정이다.
우리 신체에 꼭 필요한 양 이상의 음식을 지속적으로 섭취하게 되는 근본적인 원인은 현대 과학과 경제 발전 덕택에 음식이 점차 풍부해지고 고칼로리 음식이 계속 시중에 개발되고 있는 탓이다. 인류 역사상 가장 음식이 풍부한 시대가 다가오게 된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 신체는 이런 고칼로리 식품의 개발과 풍족에 대한 반사적인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사람들이 힘들게 사냥을 하거나 농사를 지어서 섭취한 칼로리를 소모시키는 것도 아니다. 때문에 섭취된 칼로리는 식량이 부족했던 예전과 같이 계속 신체에 축적되어 새로운 건강의 문제를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필요이상의 음식을 섭취할 때 우리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미국 식품협회에서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시행한 실험연구 결과에 잘 반영되어 나타나고 있다. 음식을 평균 소모량의 60% 로 제한된 양만 섭취하며 생활한 쥐들을 조사해 본 결과 실험대상의 쥐 중 80%가 28개월 이상 생존했다. 반면에 음식량에 제한을 받지 않고 마음대로 먹으며 생활한 쥐는 50% 정도만이 28개월 이상을 살아 넘겼다. 뿐만 아니라 무제한으로 음식을 먹은 쥐 중 25%가량이 암에 걸렸지만 음식을 제한 받은 쥐들은 한 마리도 암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음식의 과다섭취는 신체에 외형적인 영향만 미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심장질환, 고혈압, 동맥경화증, 중풍, 당뇨병 등 현대인을 괴롭히는 성인병의 대부분을 유발시킨다. 게다가 지방성 음식섭취는 대장, 췌장, 유방, 전립선 등의 기관에서 일어나는 발암(發癌) 과정에 중요한 역할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따라서 미국이나 유럽국민의 사망률을 검토할 때 심장마비, 당뇨병 등이 가장 높은 사망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반면에 소식을 하거나 비교적 식물성이 풍부한 식생활을 하는 후진국가의 경우에는 이런 질병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우리의 식생활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일단 식사의 양을 줄여야 한다. 때문에 시장하지도 않은데 식사시간이 되었다거나 주변에서 권한다고 해서 음식을 드는 습관은 버리도록 하여야 한다. 또 배가 부를 때까지 먹는 습관보다는 허기를 충당시켜 줄 수 있을 만큼의 적당한 식량만 섭취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남은 음식이 아깝다고 먹어버리는 버릇보다는 필요한 음식만 준비하는 습관으로 낭비를 방지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평균 성인이 섭취하는 2300-2500 칼로리를 1500-1800 정도로 줄일 수 있다면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줄여서 먹는 식품도 가능하다면 신체에 부담을 주지 않는 음식만 골라 들어야 한다. 따라서 콜레스테롤이 높은 달걀이나 버터 등의 음식을 피하고 반면에 식물성 기름을 애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쇠고기나 돼지고기 등의 육류보다는 닭이나 생선종류의 식품이 몸에 좋다. 달거나 설탕이 많이 포함된 음식을 피하고 될 수 있으면 섬유질이 높은 채소, 곡식, 과일 섭취를 강조하도록 한다.
아직까지는 "많이 먹어라"는 말을 미덕으로 여기는 것이 우리의 풍습이다. 그러나 필요 없이 과식하는 것은 건강을 해치는 근본적인 원인이 될 수 있으며 나아가서는 수명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할 때가 왔다. 적당히 먹는 것이 바로 "보약" 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과식을 삼가고 식사양을 절제하는 습관을 건강한 새해를 위해 당부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