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코박터균
헬리코박터균은 (Helicobacter pylori) 1983년 호주 연구팀에 의해 발견된 박테리아로서 지난 수십 년간의 소화기내과 임상연구실적중 가장 중요한 연구업적으로 평가될 정도로 중요한 병균이며, Warren과 Marshall은 이업적에 힘입어 2005년 노밸 의학상을 받았다. 이 헬리코박터균은 산성의 환경을 필요로 하는 균으로서 위 밖에서는 생존하지 못하는 특수한 균이다. 헬리코박터균은 대부분의 경우 유아때 경구로 감염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따라서 위생 상태가 좋지 않은 국가일수록 이 균의 발생률이 높다. 그러므로 미국보다는 한국이나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인도, 남미 등의 국민들의 보균율이 훨씬 높은 편이다. 또한 헬리코박터균은 나이가 들수록 감염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노인들의 발병률이 높은 편이다.
헬리코박터균은 위염, 위궤양 및 위암 발생의 중요한 원인으로 증명되고 있다. 이 균의 감염시 위점막에는 지속적인 염증이 발생한다. 이 균을 치료하지 않으면 급성 위염이 발생되고 결국에는 만성 위염으로 진전한다. 위궤양 및 십이지장궤양 환자중 헬리코박터균의 감염률은 상당히 높은 편이며 이 균을 치료하면 궤양의 치료는 물론이고 궤양의 재발도 막아준다. 따라서 궤양이 진단되면 헬리코박터균의 존재여부를 확인하여야 확실한 치료방법을 결정할 수가 있다. 또한 헬리코박터균을 장기간 보균하게 되면 위암 발생률이 상당히 높아진다. 한인들 사이에 위암 발생률이 백인보다 훨씬 높은 까닭은 다른 이유보다는 헬리코박터균의 보균률이 높기 때문이라고 판단된다.
헬리코박터균의 진단방법은 3가지로 나누어진다. 첫째 방법은 혈액검사로 헬리코박터균에 대한 항체가 신체에 존재하는지의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검사방법이 간단하고 비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이 혈액검사는 헬리코박터균이 현재 존재하지 않더라도 한번이라도 이 균에 감염된 병력이 있을 때는 항체가 남아 양성결과가 나오는 문제점이 있다. 그 때문에 혈액검사만 갖고 균이 현존하는지의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는 어렵다.
두 번째 방법으로는 헬리코박터균에만 존재하는 요소효소 (urease) 가 신체에 있는지를 호흡검사로 확인하는 방법 (Urea breath test) 이다. 탄소-13이 함유된 요소 (urea) 를 섭취한후 호흡검사상 탄소-13이 방출될 때 헬리코박터균이 존재하는지를 확증할 수가 있다. 이 검사는 내시경이 필요 없다는 장점이 있지만 장비가 비싼 까닭에 아직까지는 대중화되어 있지는 않은 편이다.
세 번째 방법으로는 위내시경을 통해 위점막 조직에 균이 있는지를 크로검사 (CLO test) 를 통해 진단하는 방법이다. 이 검사는 위에 요소효소가 존재할 때 생기는 색채변동을 검사하는 방법으로서 95%이상의 정확성이 있다. 그 밖에도 위세포에 헬리코박터균이 있는지를 현미경으로 보는 방법과 배지에서 균을 번식시키는 방법도 있으나 크로검사가 경제적이고 신속하기 때문에 가장 많이 이용된다. 일반적으로 위내시경이 필요한 환자들이 이 균검사를 필요로 하므로 내시경검사를 하게되면 동시에 조직검사를 해서 헬리코박터균이 존재하는가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검사방법이라고 판단된다.
헬리코박터균의 치료방법은 다양하다. 제일 먼저 개발되었고 가장 흔히 사용되는 “3가지 요법” (triple therapy) 이라고 불리는 치료방법은 테트라사이크린 (tetracycline), 메트로니다졸 (metronidazole) 과 비즈머스 (bismuth) 의 세 가지 약을 동시에 2주간 복용하는 방법이다. 이 치료법의 장점은 비용이 저렴하다는 것인데 일반적으로 90%이상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하루 네 차례씩이나 약을 복용 하여야하고 함께 제산제를 사용하여야 하므로 4가지 약을 동시에 복용하여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다. 그리고 복통, 구토, 설사, 발작, 신경질환등 부작용이 흔히 발생한다는 문제점도 있다. 또한 한인들이 갖고 있는 헬리코박터균은 이 치료법에 저항력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성공률이 낮은 편이다. 그 외로 1주간의 치료법, 2가지 약물요법, 잰택과 비즈머스를 함유한 트라이택 (Tritec) 등 치료방법은 다양하나 효력이 낮거나 부작용이 심한 문제점 때문에 많이 사용되지 않고 있는 형편이다.
근래에 개발된 치료 방법중 가장 유망한 치료법은 아목시실린 (amoxicillin), 바이악신 (Biaxin) 과 프리로색 (Prilosec) 을 2주간 복용하는 치료방법이다. 이 치료 방법은 약이 상당히 비싸다는 결점이 있다. 그러나 부작용이 드물어 입이 쓰거나, 속이 거북하거나, 약간의 설사가 간혹 발생하는 정도이다. 그리고 하루 두 차례만 투여하면 되기 때문에 복용하기가 간편하고 효력이 높아 95%정도의 성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아직까지도 보다 나은 치료방법이 연구개발되고 있는 실정이지만 이 치료 방법이 현재는 가장 편리하고 효과적이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구애받지 않는다면 추천하고 싶은 치료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