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간염은 누구나가 두려워하는 질환으로서 한국인에게는 흔히 발생하는 질병이다. 얼마전까지 만해도 만성간염 하면 B형 간염이나 습관성 알코올 중독의 원인을 의미했다. 그러나 근래에 들어와 C형 간염이라는 새로운 원인이 만성간염에 거론되기 시작했다. 이 C형 간염은 1989년에 처음 발견된 RNA 바이러스 균으로서 미국에서는 만성간염의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현재 분석되고 있다. 통계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인구에 1.4%인 3백만의 C형 간염환자가 현존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C형 간염은 미국뿐만이 아니라 동양에서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한 자료에 따르면 일본인구의 16%정도가 C형 간염에 감염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C형 간염은 B형 간염과 마찬가지로 주사바늘, 수혈 등 혈액을 통해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면에 경구나 성적관계로 감염되는 경우는 드문 편이다. C형 간염질환의 특징은 감염시 대부분의 경우 증상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증상이 없는 이유로 감염 사실을 모르고 병을 키우며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 그 때문에 C형 간염의 진단은 특별한 증상보다는 혈액검사때 우연하게 간 치수의 문제가 발견되어 내려진다. C형 간염에 감염되면 주로 간의 염증현상을 뜻하는 SGOT/SGPT (AST/ALT) 의 치수가 혈액 검사상 올라간다. 그러나 치수의 변동이 심해서 여러 차례의 검사로서만이 간 치수의 문제를 발견하는 경우도 있다.
C형 간염균은 돌연변이 (mutation) 가 빈번하여 여러 종류의 C형 간염 바이러스가 존재하며 이 때문에 검사과정이 까다로운 편이다. 이 질병의 진단은 특수 C형 간염혈액검사를 필요로 하는데 감염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일단 EIA 혈액검사로 C형 간염에 대한 항체가 신체에 존재하는가의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만약 EIA 검사가 양성으로 확인되면 RIBA 검사를 통해서 감염여부를 재확인한다. 이러한 엄격한 검사과정을 거처도 확실한 진단이 가능하지 않을 때는 PCR 정밀혈액검사 및 간 조직검사가 동원될 수도 있다.
C형 간염 바이러스 균을 6개월 이상 신체에 보균했을 경우에 만성 C형 간염진단이 내려지는데 불행하게도 이 병은 감염환자 중 60-100%정도가 만성간염 단계로 진전한다. 만성 C형 간염을 앓게되면 간경화의 위험이 따르게 된다. 물론 간경변 상태까지 도달하기에는 수십 년간의 시간이 걸려 시간적인 여유는 있는 편이다. 그러나 20-25%의 C형 간염환자가 결국에는 간경화 후유증을 직면하게된다. 간경화의 상태에도 여러 단계가 있으나 간경화가 말기 단계에 이르면 간성혼수, 식도정맥류 파열, 복수, 출혈, 황달 등의 증상까지도 발생할 수 있다. C형 간염으로 인한 간경화가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한 간장이식 수술의 원인으로 통계되고 있어 이 문제의 중요성을 강조해준다. 만성 C형 간염 환자는 불치의 간경변 뿐만이 아니라 치명적인 간암 발생의 우려도 높은 편이다. 한 일본연구팀의 자료에 따르면 만성 C형 간염환자중 간암의 후유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19%정도 수준에 접근하는 것으로 나타나 이 문제의 심각성을 잘 말해주고 있다.
현재 만성 C형 간염의 치료에 효력이 입증된 치료방법은 인터페론 (Interferon) 약물 치료 방법뿐이다. 이 인터페론은 원래 백혈구에서 생산되는 물질로서 바이러스 균을 제거하는 항균성의 기능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 치료방법은 효력이 미흡하다는 문제점이 있다. 그것은 인터폐론을 매주 3차례식 12-18개월간 주사치료할때 완치율이 25-30% 정도수준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인터페론 치료방법은 비용이 높고 (약품 비용이 매달 약 35만원 수준: 확실한 한국에서의 가격을 약국에서 재확인해주십시오), 주사로만이 투입이 가능하고, 부작용이 많은 편이여서 라이버바이린 (Ribavirin) 등의 다른 약품들이 현재 치료방법으로 연구 조사되고 있는 실정이다.
마땅한 치료방법이 부족한 탓으로 C형 간염 환자는 간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생활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그 예로 C형 간염환자가 술을 마시게 되면 급성간염 및 간경변을 도모할수 있는 가망성이 일반인보다 훨씬 높다. 이 때문에 만성 C형 간염환자는 절대적인 금주가 불가피하다. 또한 일상생활에 복용하는 약품들의 대부분이 간에서 대사 대무로 간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약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C형 간염에는 좋은 치료방법이 없는 것뿐만이 아니라 아직까지 예방주사도 없다. 따라서 균이 감염되지 않게 조심하는 것이 유일한 예방방법이다. 균을 옮길 수 있는 면도칼, 손톱깎이, 바늘도구를 (문신용, 침구용, 치과용 포함) 사용할 때 확실히 소독되었는지를 확인하는것이 중요하다. 가능하면 일회용 도구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예방방법이다. 수혈이 필요할 때는 피에 C형 간염 균의 존재여부를 확인한 후 수혈 받는 것도 중요하다. 물론 의사나 간호원 같이 혈액에 접촉이 많은 직업에 종사하는 경우에는 필요에따라 반드시 고무장갑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결국 C형 간염은 뚜렷한 통증이나 증상이 없고 감염이 되도 장기간 큰 문제없이 생활할 수 있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 있는 질환이다. 그러나 가만히 놔두면 간경화 및 간암으로까지 진전할 수 있는 무서운 질환이다. 따라서 철저한 위생생활로서 이 병의 감염을 미리 예방하고 일단 전염이 확인되면 인터페론 약물 투입, 정기적인 혈액 및 초음파검사로 이 "침묵의 병" 을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한 예방치료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