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없이 일어나는 하복부 복통이나 설사는 통계적으로 보아 과민성 대장증후군(irritable bowel syndrome)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 입니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기능성 위장장애 질환으로서 감기 다음으로 흔히 일어나는 질환입니다. 한 임상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인구의 20%가 과민성 대장증후군 때문에 한번쯤 고생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 질환은 20-30대 제일 자주 발생합니다. 반면에 나이 60-70대에 들어 처음으로 발병하는 경우는 극히 드문 편입니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압도적으로 자주 발생합니다. 또한 불안증, 신경과민증, 우울증, 건강염려증 등의 정신질환을 앓고있는 환자에게 유난히 자주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의 증상은 다양합니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하복부 복통을 호소합니다. 그러나 복통은 복부 어디서나 발생할 수 있으며 식후나 배변 직전에 가장 심합니다. 통증 증상은 서서히 일어나며 급격한 복통은 드문 편이다. 아울러 배변 과정에도 변화가 일어나는데 흔히 설사 또는 변비를 호소합니다. 대변이 가늘게 나오거나 점액이 묻어 나오는 경우도 흔히 발생합니다. 배변을 해도 완전히 나오지 않은 느낌에 고민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의 진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증상이 적어도 3개월 이상 존재했어야 합니다. 따라서 한두 차례의 복통이나 설사 등의 증상만 가지고는 과민성 대장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내리기는 어렵습니다. 더불어 과민성 대장증후군의 진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다른 소화기 질환의 발생여부를 점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병력검토는 물론 일반적인 신체와 혈액검사가 필요하며 대부분 직장내시경 검사를 통해 궤양성 대장염 같은 다른 중병의 존재를 확인하여야 합니다. 또한 유당을 제대로 소화시키지 못할 때 발생하는 유당불내증 같은 증후군에도 복통이나 설사 같은 증상이 흔히 발생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대부분의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식사요번으로 치료가 가능하기도 하지만 증상이 심할 경우에는 약물 치료가 필요합니다. 벤틸(Bentyl), 리브랙스(Librax), 도나톨(Donnatol) 등의 약품이 흔히 사용됩니다. 이런 종류의 투약은 근본적인 치료 라기 보다는 증상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갖고 있기 때문에 증세가 심하거나 꼭 필요할 때에만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이러한 약물 치료방법에도 별다른 차도가 없을 때에는 신경안정제 투여 및 정신과 의사와의 상담을 고려해 보게 됩니다.